스마트폰이 나오기 전, 이라고 이야기를 쓰게 되면 너무 올드한 느낌일까? 하여튼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는 그 형태가 어떤 것이든, 프린트를 하든, 수첩에 적든, 폰 메모장에 적든, 어떤 정보를 메모하고 기록해서 가지고 다녔다. 그래서 나름 그 정보를 정리해서 다니던 습관이 있었던 것 같다. 2011년 유럽여행을 할 때도 엑셀에 일정을 간단하게든 정리해 프린트해서 가지고 다녔고, 정보 또한 메모해서 가지고 다녔다. 현재, 언제 어디서든 사파리를 열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보니 정보를 정리하는 능력이 내 안에서 상실된 기분이다. 어디를 갈 때도 아무런 준비 없이 일단 나가서 폰을 열어 서칭을 시작하게 된달까? 아주 편하지만 내 머릿속이 뒤죽박죽인 기분인 것은 왜일까? 내 성격이 바뀐건가 ? 스마트폰이 나를 바꾼건가?
디즈니랜드 연 회원이 된지 만 2년이 넘었는데, 이제야 생일 달에는 디즈니랜드 안 레스토랑에서 buy 1 get 1 free 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제 알아보지도 않고 무작정 가기만 하니 이런 정보를 알 턱이 있나… 에이 아까워라 … 린지 생일에 디즈니랜드를 가서야 알았다. Frozen 에서 frozen ever after 를 타려고 기다리다가 디즈니랜드 연회원 benefit 을 읽어보다가 알았다. 오늘이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디즈니랜드도 오늘처럼 제대로 즐긴 적이 없는 듯하다. 그냥 천천히 frozen 에서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느긋하게 앉아있다가 페이스 페인팅 하려고 기다리다보니 엘사공주가 나타나 바로 1열에서 볼 수 있었고, 또 그냥 느긋하게 다니다보니 fruda 가 나타나 매직을 보여주었다. 레스토랑에서 1+1 메뉴도 맛있게 느긋하게 배부르게 먹었더니 디즈니랜드 갔던 중 가장 맛있게 먹은 느낌. 뭔가 그냥 느긋하게 욕심없이 즐기자 생각하다보니 더 많은 것을 본 기분이다. 설 연휴동안 매일 데리고 나가 놀다보니 이제 학교는 가기 싫고 엄마랑 매일 다른데 놀러다니고 싶단다. 이걸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나의 첫 여행은 민규와 유럽 여행이었다. 파리와 이탈리아를 휴가 기간인 2주동안, 파리, 피사, 피렌체, 로마, 베네치아, 밀라노, 폼페이, 등을 다 갔으니 민규가 군대행군 때보다 더 힘들었다고 했지. 그 땐 성격이 그랬는지, 유일하게 여행갈 수 있는 휴가 때 뽕을 뽑아야한다는 젊은 생각때문이었는지 정말 알차게 빡세게 돌아다녔다. 엑셀에 시간 대별로 일정을 적어놓고 엄청나게 서치를 해서 갔었다. 물론 여행을 가서 서치를 할 수 없기때문에 더 열심히 사전 조사를 하고 갔어야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나이도 들었고, 아이도 생겼고, 시대도 바뀌어서 그런지 여행스타일이던 뭐던 다 달라졌다. 이걸 내 성격이 바뀌었다고 해야하나?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 하고 매일 밤 앉아서 생각하지만 답은 모르겠다. 사람은 원래 이렇게 바뀌는 건가? 세월이 흐르거나 시대가 바뀌면?? 그 흐름에 맞춰서? 이렇게 여행지에서 찾아볼 수 있어도 다 계획을 하고 가는 사람도 있잖아 여전히?? 그럼 난 원래 계획형의 사람은 아니었던 것일까? 아, 계획해서 가는 것보다 느긋하게 가서 우연히 만난 엘사 공주와 프루다가 더 반가운 걸보니 난 무대뽀형이었나보다. 아, 유럽여행에서도 기억에 남는 몇 장면이, 어딘가에서 시간이 남아 잔디에 앉아 (그 때 왜 큰 타월을 샀는지 모르겠지만 그걸 깔고 앉았었다) 이야기 했던 것, 파리 어디선가 벤치에 앉아 귀여운 꼬마 애들 넋놓고 보았던 것이다. 이탈리아에서 배고프고 허기질 때 길거리에서 나는 스파게티 냄새에 끌려 들어간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해물이 들어간 파스타, 파리 카페에서 먹었던 샐러드,, 계획에 없었던 그런 여유로운 시간들이 기억에 남네. 내 머리가 그런 시간들을 가치있게 생각하나보다.
아 이건 계획의 문제라기보다 실행력의 문제인가? 실행력 하면 나지. 지금도 실행력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 20대의 나를 따라가기 버겁다. 20대의 나를 따라가고 싶다. 많이 보고 듣고 느끼자던 내 꿈이 다시금 생각난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자유로운 영혼. 다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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