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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늘/땡큐다이어리

2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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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특히 꽂히는 말, 작은 목표를 세우고 성취감을 느껴라. 

생각해보니, 내가 스스로 성취감을 느꼈던 적이 언제던가? 학창시절에는 내가 노력한 만큼, 성적으로 받을 수 있으니, 그대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고, 목표라는 것은 오직 "성적" 하나였던 것 같다. 직장을 다녔을 때에는, 퇴근 후의 나의 시간을 충실히 쓰려고 노력했기에, 한정된 시간 안에, 카테고리를 만들어 열심히 생활했다. 예를 들면, "gmp 1회 듣기, 스트레칭 요가 15분 하기" 이런식으로! 과하지 않은 목표를 설정해 매일 매일 체크리스트를 체크하는 재미로 퇴근 후의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육아를 하면서는 체크리스트가 체크가 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육아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나의 체크리스트 따위는 없었고, 그렇게 3년이 넘게 흘렀다. 뭐 다시 하라면 그렇게 하진 않을 것 같긴한데, 어쩌나,, 끙끙 용쓰는 신생아를 마냥 귀여워할 줄 모르는 첫째 엄마였을 뿐.. 다시 돌아간다면, 그렇게 걱정을 많이 하지 않고, 귀여워만 하면서 키울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아무튼 그렇게 지나고 보니, 나는 목표 설정도 어떻게 하는지 다 까먹어버린 이상한 사람이 된 것만 같다. 너무 큰 목표, 이상적인 목표를 세우고, 또 욕심만 앞서다 보니 해야할 목록을 너무 많이 만들어놓는다. 게다가, 회사를 다니는 것이 아니니 24시간이 모두 내 것이고,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처럼 느껴지고, 린지가 옆에 있어도 무슨 목표이든 세우면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 나밖에 모르는 껌딱지인 것을 목표를 세우는 시간에는 완전히 까먹어 버리나보다. 

 올해 초, 한국행이 결정났을 때 나의 목표는 하나, 홍콩에서는 엄마와 아빠밖에 없지만, 한국에 린지를 사랑하는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이모가 많다는 것을 린지가 느끼게 해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창원과 서울을 열심히 왔다갔다하면서, 할머니 할아버지의 정을 고스란히 느끼게끔 노력했다. 나의 목표대로 린지는 할머니,할아버지, 삼촌들과 노는 것을 넘나 좋아했고, "할머니 좋아, 할아버지 좋아" 등의 말을 스스럼없이 하기도 해서 난 넘나 뿌듯했다. 대신 내가 창원-서울을 왔다갔다 해야해서 나랑은 24시간 항상 붙어있을 수 밖에 없었다... ㅎㅎㅎ 그리고, 또 하나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루틴. 호텔과 친정집을 거의 2주 간격으로 왔다갔다하다보니, 기차든 비행기든 여정이 있고 린지가 피곤해하긴 했던 것 같다. 그래도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는 게 신이나, 열심히 놀다가 늦게 자기도 하고, 대신 낮잠을 안자던 시간에 낮잠을 자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루틴이 깨져, 더욱이 내가 없어서는 안되었다. 

홍콩에 도착하니, 저절로 루틴이 잡혀, 7~8시에는 잠이 들고, 아침에도 7~8시 정도에 깬다. 갑자기 이렇게 통으로 여섯 시간 정도가 나에게 주어지니, 처음에는 진짜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는 것이다. 마음만 바쁘고, 우왕좌왕.. 그래서 다시 목표를 세워보기로 했는데, 너무 크고 많다. 못해내고 다시 좌절... 좌절하면서 마음이 또 어지럽다. 그런 와중, 나에게 자꾸 와닿는 말이, 작은 목표를 세우고 성취감을 맛보아야한다는 것이다. 내가 gmp 하루 하나 듣기 를 목표로 꾸준히 1년 넘게 했던 것처럼, "영어 잘 하기" 가 아닌, 꾸준히 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찾아보기로 했다. 어쩌면, 마음이 너무 급했나보다. "빨리" 영어를 잘해서 린지 학교 들어갈 때 도움이 되어야지. "빨리" 중국어를 해서 여기서 써먹어봐야지, "빨리" "빨리" 빨리..... 낮 시간에 린지와 함께 있을 때는, 린지와 함께 충실히 하루를 보내기로 나의 마음을 다잡았다. 이거 해야되는데, 저거 해야되는데 하는 마음으로 마음만 바쁘게 아이와 함께 하기 보다는, 아이와 함께 충실히 하루를 보내고, 육퇴 후 나의 시간을 또 충실히 쓰는 것이다. 이렇게 마음을 먹으니, 아이와 함께 하는 내 마음이 더 여유로워졌다. 

 

언제 이렇게 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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