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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마트에서 단호박을 하나 샀다. 냉장고에 조심스럽게 넣었는데, 이 단호박이 그날 저녁 우리 가족의 에피소드를 만들어낼 줄은 몰랐다.
몇 달 전에도 샀다가 못 먹고 버렸던 적이 있다. 그래서 남편이 냉장고를 보며 ‘이거 좀 버릴까?’라고 했을 때, 순간 욱해서 ‘그거 내가 어제 산 거야!’ 하고 아주 크~~~ 게 말했다.
그 순간, 린지가 조용히 말한다.
“근데 왜 성질을 내면서 얘기해? 어제 샀어~ 하면 되지.”
순간 정적. 나, 머쓱. 남편, 킥킥킥킥
아니, 도대체 6 살 아이가 어떻게 이렇게 상대를 존중하는 말투를 아는거지???? 책을 읽으며 노력하려하는데도 순간적으로 안될때가 있는데, 이 아이는 대체 뭔가 ㅋㅋ
린지는 언제부턴가 감정을 눌러 담은 대화, 솔직하면서도 상대를 존중하는 말을 알아가고 있었다.
결국 어제 그 단호박은 오늘도 냉장고에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단호박보다 린지의 말 한마디에서 내가 배웠다는 것.
엄마지만, 매일 아이에게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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