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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여행

발리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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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4.~2024.9.7. 두 번째 발리 여행

20대에 늘 작성하던 버킷리스트에는 발리여행이 있었다. 드라마 제목 "발리에서 생긴 일" 때문인지 어렸을 때부터 발리에 대한 어떤 막연하지만 파라다이스 같은 휴양지 느낌이 늘 머릿속에 있었다. 2022년에 갔었던 발리의 첫 느낌은, 휴양지 중에 가장 문화적인 특색이 있어서 좋았다. 넓게 펼쳐진 해변과 잘 꾸며진 리조트만 있는 것이 아니고, 크고 작은 사원들과 그림, 조각 같은 것들이 고유의 발리 문화를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2022년 12월 우기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스미냑 비치에서 해질녘 바라본 선셋은 내 인생 최고의 선셋이라고 말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하루 중 한 두번은 스콜성 소나기가 쏟아졌지만, 거의 매일 3~4시간은 물놀이를 하고 놀기에 문제가 없을만큼 좋았다. 대신 걸어다니기엔 넘나 더워서 우붓에서는 리조트에서만 머물렀는데 우붓 특유의 정글 느낌들이 아직도 마음속에 저장되어 있다. 

이번에는 시아버지 칠순 기념으로 다같이 발리에서 모이기로 했다. 건기의 발리는 처음 느껴보는 것이라 궁금했는데, 우기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고 햇살이 따사로웠다. 한낮의 태양은 뜨거웠지만, 거의 매일 리조트에서 물놀이를 즐기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이었다. 그 덕에 린지는 아주 새까맣게 얼굴이 탔지만...선크림을 쫓아다니면서 발라줬어야하는데, 이번에 그러지 못해서인지 특히나 많이 탔다. 린지는 수영을 배운 덕인지 물속에서 정말 정말 잘놀았다. 린지는 태어날 때부터 수영을 즐기던 아이였다. 스위마바 목튜브로 욕조에 넣어주면 어찌나 헤엄을 잘 치던지,, (귀여웠던 쪼꼬미 시절이 새삼 그립..) 그래서 어느 휴양지를 가던 물놀이를 정말 에너지 0 레벨이 될때까지 즐기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진짜 4일동안 넘나 잘놀아 보는 내가 뿌듯했다. 이전에 하이난 산야도 가보고, 심천에 있는 호텔에서 물놀이도 즐겼기에 굳이 비행기를 타고 시간을 들여서 우리가 "발리" 까지 갈 필요가 없을 거라고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발리는 발리다. 특히 건기의 발리는 진짜 발리다. 아침 저녁으로는 시원한 바람이 불고 그렇게 습하지도 않으면서, 물놀이를 할 때는 물이 따뜻하니 춥지 않게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천혜의 환경이랄까? 하이난에서는 다니기에는 너~무나 덥고 습해서 사실 불쾌지수가 너무 높았다. 호텔 밖을 나가는 순간 너무 힘든 환경이었는데, 발리는 조식도 실외에서 먹었고, 발리 컬렉션 쇼핑몰 지역도 돌아다니기에 딱 좋았다. 이런 날씨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줄 수도 없는, 발리가 가진 최고의 장점인 듯하다. 

ayodya resort

우리가 머물렀던 ayodya resort 는 수영장, 레스토랑, 비치는 좋았다. 꽤 넓은 수영장이 두 개 있었고, 그 앞으로는 누사 두아 비치가 넓게 펼쳐져 있어 멋있었다. 첫날 우리가 먼저 도착해 인도 레스토랑에 들어갔는데, 맛이 꽤 독특하고 괜찮았다. 해외에 살다보니 이국적인 향신료에 좀 익숙해진 탓인지, 여행을 갔을 때 먹은 음식들이 너무 글로벌화 되어 있거나 독특하지 않으면 기억에 남지 않는다. 하지만 이 인도 레스토랑에서 먹은 탄두리 치킨과 커리는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맛인데 굉장히 맛있었다.

 

Ayodya resort 는 1989년에 오픈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룸 컨디션은 굉장히 올드했다. 첫 번째 방에서는 곰팡이 냄새가 너무 나서 방을 바꿨는데, 린지가 먹은 과자 부스러기가 온동네 개미들을 다 끌어와 두 번째 방은 침대에 개미가 득실거리는 것을 봐야만 했다. 우리는 가족 단위로 온 터라, 도련님이 방을 네 개 예약했는데, 우리가 낸 디파짓이 전산처리가 안되어서 이것 또한 몇 번 애를 먹었다. 마지막 날 체크 아웃을 할 때는 정산하는데도 30분이 걸렸다는..... 또한 룸이 많아서 수영장과 비치까지 걸어가는데, 수영하고 지친 린지를 안고 다녀야해서 우리에겐 조금 아쉬운 호텔이었다. 그래도 수영장이나 비치, 그리고 리조트 내에 레스토랑들이 괜찮아서 식구가 많았던 우리는 리조트 내에서 잘 먹고 잘 놀 수 있었다. 

발리 컬렉션 쇼핑몰은 생각보다 크고 예뻤다. 하지만, 우리가 갔던 sapa 는 생각보다 맛은 평범했다. 첫번째 발리 여행 때, 스미냑에서 먹었던 독특한 현지 느낌의 나시고랭, 미고랭, 사테이들을 잊을 수 없었던 나에겐,, 맛이 있었지만, 어디서도 먹어 볼 수 있는 글로벌화 된 느낌이었다. 

넘나 짧았던 3박4일의 발리 여행이었다.  누사두아 힐튼에서 하루만 후딱 머물고 스미냑으로 떠났던 첫 번째와 달리 이번엔 누사 두아 비치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누사 두아 지역은 호텔들이 저마다 프라이빗 비치를 끼고 고급 리조트들이 주로 지어진 지역이기에, 가족 단위로 와서 프라이빗 하게 놀기에 괜찮은 지역이었다. 룸 컨디션은 힐튼이 더 좋았지만, 수영장은 ayodya가 더 좋아서 4일 꽉 채워 잘 놀았다. 모두 9명의 대가족이 여행한 건 처음이었는데, 이렇게 다같이 여행을 가니 더 즐겁고 신나는 3박 4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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